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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자금 넘치는데 대출 조이기...기업들 '돈맥경화' 심각

by 통찰력 있는 속포자 2025.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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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금융권에서 특이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은행에 자금은 넘쳐나지만, 정작 이 자금들이 기업과 가계로 흘러들어가지 않는 '돈맥경화' 증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와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가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넘쳐나는 은행 자금, 활용은 제한적

2025년 3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과 MMDA 잔액은 651조997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무려 26조8500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2024년 3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월간 유동성 증가를 보였다.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의 불안정으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선호하면서 은행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이 자금들은 대출 형태로 시중에 풀리지 않고 있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모두 위축

지난달 가계대출은 전달 대비 1조7992억원 늘어난 738조5511억원으로, 전달 증가폭(3조941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부동산 시장 과열을 우려한 금융당국의 요청으로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선 결과다.

더 심각한 것은 기업대출 상황이다. 3월에는 기업대출이 2조5000억원가량 감소했는데, 이는 통상 대출이 늘어나는 연초 추세와 정반대되는 현상이다. 작년 같은 달에는 기업대출이 8조4408억원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강화가 원인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줄이는 주된 이유는 경기 악화로 인한 연체율 상승 우려와 금융당국의 자본비율 관리 요구 때문이다. 금융지주사들은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엄격하게 관리하라는 주문을 받고 있어, 위험가중자산(RWA) 축소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은 RWA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은행들이 가장 먼저 조정 대상으로 삼고 있다. 환율 하락으로 인한 자기자본비율 관리 부담도 기업대출 축소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들의 자금난 심화 우려

은행의 이러한 대출 축소 정책은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들에게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경기 침체 상황에서 은행 대출마저 제한된다면 기업들의 자금난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밸류업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RWA를 줄일 수밖에 없고, 연체율까지 계속 높아지는 상황에서 기업대출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도 "은행 직원들의 핵심성과지표(KPI)에서 리스크가 큰 대상 자산을 일부 확대하고, 지역 본부 차원에서 세심한 모니터링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결국, 은행에 자금은 넘쳐나지만 실물경제로 흘러가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기업 자금난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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